2023년 7월, 스레드(Threads)가 출시되었을 때 전 세계 마케터들은 열광과 동시에 혼란에 빠졌습니다. ‘제2의 트위터(현 X)’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서 수많은 브랜드가 계정을 개설했지만, ‘그래서 여기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는 누구도 쉽게 답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많은 기업 계정들이 X에서 하던 것처럼 단신 뉴스나 제품 정보를 올리다가 저조한 반응에 지쳐 업데이트를 멈추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만약 당신의 스레드 마케팅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면, 그 원인은 아마도 스레드를 독립된 ‘텍스트 기반 SNS’로만 바라보는 전략적 오류에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 글의 핵심은 간단합니다. 스레드의 진정한 잠재력은 X의 대체재가 되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스타그램이라는 강력한 시각적 자산과 연동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관계 자산(Relationship Equity)’을 구축하는 데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스레드의 알고리즘적 특성과 플랫폼의 본질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단순히 팔로워를 늘리는 것을 넘어 진정한 팬덤을 형성하는 인스타그램-스레드 연동 전략을 구체적인 단계와 실제 사례를 통해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 글을 통해 여러분은 스레드를 더 이상 방치된 채널이 아닌, 고객과의 가장 내밀한 소통 창구로 탈바꿈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스레드에 대한 가장 큰 오해: “텍스트 중심의 인스타그램”
스레드를 단순히 ‘인스타그램의 텍스트 버전’ 혹은 ‘X의 대항마’로 규정하는 순간, 우리는 스레드의 가장 중요한 본질을 놓치게 됩니다. 스레드는 태생부터 다른 플랫폼과는 구별되는 고유한 DNA를 가지고 있습니다.
1. 제로(Zero)에서 시작하지 않는 소셜 그래프
사용자가 X나 틱톡에 가입할 때, 그들은 말 그대로 ‘0’에서부터 관계를 쌓아나가야 합니다. 하지만 스레드는 다릅니다. 대부분의 사용자는 기존 인스타그램 팔로잉 목록을 그대로 가져와 시작합니다. 이는 마케터에게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스레드에서 우리가 만나는 오디언스는 불특정 다수가 아닌, 이미 우리 브랜드의 비주얼과 스토리에 1차적으로 동의하고 관심을 표현한 **’준비된 잠재고객’**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들은 단순 정보를 넘어, 브랜드의 더 깊은 이야기와 ‘인간적인’ 면모를 기대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2. ‘발견’과 ‘대화’에 최적화된 초기 알고리즘
스레드의 초기 피드는 내가 팔로우하지 않은 계정의 게시물이 매우 높은 비율로 노출되는 특징을 보였습니다. 이는 인스타그램이 의도적으로 플랫폼 내에서 새로운 발견과 예기치 못한 대화가 활발하게 일어나도록 설계했음을 보여줍니다. 현재는 팔로잉 피드 기능이 강화되었지만, 여전히 알고리즘은 ‘건설적인 대화’를 유도하는 스레드를 더 넓은 오디언스에게 확산시키는 경향을 보입니다.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아닌, 질문을 던지고, 토론을 유도하고, 진솔한 의견을 나누는 콘텐츠가 더 많은 기회를 얻는 구조입니다.
3. ‘완성된 결과물’이 아닌 ‘진솔한 과정’의 공간
인스타그램이 잘 연출된 ‘결과물(Output)’을 전시하는 공간이라면, 스레드는 그 결과물을 만들기까지의 ‘과정(Process)’과 ‘생각(Context)’을 공유하는 공간에 가깝습니다. 완벽하게 보정된 사진 뒤에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 신제품을 기획하며 겪었던 어려움, 브랜드의 철학에 대한 대표의 진솔한 고민 등은 인스타그램 피드에 올리기엔 어색하지만 스레드에서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는 훌륭한 콘텐츠가 됩니다.
핵심 전략: 인스타그램의 ‘브랜드 자산’을 스레드의 ‘관계 자산’으로 전환하기
성공적인 스레드 마케팅은 두 플랫폼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우리는 이 전략을 **”자산 전환 전략”**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 브랜드 자산 (Brand Equity on Instagram): 잘 구축된 시각적 아이덴티티, 제품의 매력도, 팔로워 수, 콘텐츠의 퀄리티 등 브랜드가 인스타그램에서 쌓아 올린 가시적인 자산을 의미합니다.
- 관계 자산 (Relationship Equity on Threads): 고객과의 꾸준한 소통을 통해 형성된 신뢰, 유대감, 친밀감,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등 비가시적이지만 훨씬 강력한 자산을 의미합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쌓은 ‘브랜드 자산’을 바탕으로 스레드에서 ‘관계 자산’을 구축하고, 이렇게 쌓인 관계 자산이 다시 인스타그램의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4단계로 실행하는 ‘자산 전환’ 스레드 마케팅 프레임워크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두 플랫폼을 연동하여 ‘관계 자산’을 쌓을 수 있을까요? 다음 4단계 프레임워크를 제안합니다.
1단계: 맥락 부여 (Contextualization) –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이야기를 더하다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강력한 시작점입니다.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을 올린 직후, 스레드에 해당 게시물과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유하는 것입니다.
- 실행 방법:
- 인스타그램에 신제품 사진, 행사 스케치, 혹은 브랜드의 일상을 담은 피드를 게시합니다.
- 곧바로 스레드 앱을 열고, 해당 인스타그램 게시물 링크와 함께 그에 얽힌 이야기를 텍스트로 풀어냅니다.
- (예시) 패션 브랜드: 인스타그램에 새로운 컬렉션 룩북 사진을 올린 후, 스레드에 “이번 룩북 촬영 날 사실 비가 엄청 와서 모든 스태프가 고생했어요. 모델이 신은 신발은 사실 제 개인 소장품이랍니다.” 와 같은 인간적인 스토리를 공유합니다.
- (예시) F&B 브랜드: 인스타그램에 먹음직스러운 신메뉴 사진을 올린 후, 스레드에 “이 메뉴를 개발하기 위해 셰프님이 37번의 레시피 수정을 거쳤다는 사실! 특히 OO 재료를 구하는 게 가장 어려웠습니다.” 라며 개발 과정을 공유합니다.
이러한 ‘맥락 부여’ 전략은 고객이 단순히 제품이나 이미지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의 노력과 스토리에 감정적으로 연결되게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2단계: 대화 시작 (Conversation Initiating) – 일방적 소통에서 쌍방향 소통으로
스레드는 생각을 묻고 답을 듣기에 최적화된 플랫폼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하기 어려웠던, 고객들의 깊은 생각을 이끌어내는 질문을 던져보세요.
- 실행 방법:
- 개방형 질문: “새로운 시즌 MD 상품을 기획 중인데, 여러분이 가장 원하는 아이템은 무엇인가요?”, “저희 브랜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무엇인가요?” 와 같이 고객의 의견을 직접적으로 구합니다.
- 가치관 질문: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여러분은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최근 여러분에게 가장 큰 영감을 준 것은 무엇이었나요?” 등 브랜드의 결과 관련된, 보다 철학적인 질문을 통해 커뮤니티의 결속을 다집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답변에 진심으로 반응하고 추가적인 질문을 던지며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입니다. 이는 고객에게 ‘내 의견이 존중받고 있다’는 긍정적인 경험을 선사하며 강력한 관계 자산을 형성합니다.
3단계: 커뮤니티 심화 (Community Deepening) – 우리만의 ‘밈(Meme)’과 문화를 만들다
활발한 소통이 지속되다 보면, 해당 브랜드의 스레드 커뮤니티에서만 통용되는 일종의 ‘밈(Meme)’이나 문화가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이는 외부인이 쉽게 복제할 수 없는 강력한 해자(Moat)가 됩니다.
- 실행 방법:
- 내부 농담 활용: 고객과의 대화에서 나온 재미있는 표현이나 별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스레드를 작성합니다.
- 고객 콘텐츠 조명: 고객들이 스레드에서 브랜드를 언급하며 남긴 재치 있는 글이나 질문을 인용하며 감사를 표하고, 이를 또 다른 대화의 소재로 삼습니다.
- (예시) 문구 브랜드: 한 고객이 ‘OO노트는 한번 쓰면 다른 노트를 못 써서 ‘개미지옥’ 같아요’라는 스레드를 남기자, 공식 계정이 이를 인용하며 “OO노트라는 개미지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동지들을 모두 소환해 주세요!”라고 받아치며 브랜드의 팬들만 이해할 수 있는 유머 코드를 만들어가는 식입니다.
4단계: 성공 사례 역수출 (Cross-Pollination) – 스레드의 성공을 인스타그램으로 가져오다
스레드에서 성공적으로 형성된 ‘관계 자산’을 다시 인스타그램으로 가져와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는 단계입니다.
- 실행 방법:
- 스레드에서 고객들과 나눈 의미 있는 대화나 재치 있는 댓글들을 캡처하여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공유합니다. 이때 “지금 스레드에서는 이런 재미있는 대화가 오가고 있어요!”라는 문구를 덧붙여 인스타그램 팔로워들의 참여를 유도합니다.
- 스레드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스타그램 콘텐츠로 재가공하여 발행합니다. 이는 스레드 커뮤니티의 의견이 실제 브랜드 활동에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주어 참여자들의 소속감과 자부심을 높여줍니다.
이 4단계의 선순환 구조가 원활하게 작동하기 시작하면, 당신의 브랜드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을 넘어, 고객들과 함께 성장하는 하나의 커뮤니티로 인식될 것입니다.
스레드 마케팅, 이것만은 피해야 할 3가지 함정
- 1. 자동화된 ‘복사-붙여넣기’ 함정: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스레드에 똑같은 콘텐츠를 기계적으로 올리는 것은 최악의 전략입니다. 각 플랫폼의 특성과 오디언스의 기대치가 다르다는 점을 인지하고, 스레드에는 그에 맞는 ‘날것’의 대화형 콘텐츠를 제공해야 합니다.
- 2. 일방적인 ‘광고 채널’ 함정: 스레드는 광고나 판촉 메시지에 대한 피로도가 매우 높은 플랫폼입니다. “오늘만 이 가격!”과 같은 하드 셀링(Hard-selling) 콘텐츠는 즉시 외면받을 뿐 아니라, 어렵게 쌓은 관계 자산을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 3. ‘시작만 하고 버려두는’ 함정: 스레드는 꾸준함이 생명입니다. 대화를 시작했으면 끝까지 책임지고, 고객의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해야 합니다. 드문드문 생각날 때만 포스팅하는 계정은 신뢰를 얻기 어렵습니다.
결론: 스레드는 관계의 깊이를 더하는 최고의 무기
스레드 마케팅의 성공 여부는 팔로워 숫자나 ‘좋아요’ 개수로 측정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얼마나 많은 고객과 의미 있는 상호작용을 나누었는가?”, “우리 브랜드의 인간적인 면모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보여주었는가?” 로 평가되어야 합니다.
X(트위터)를 모방하는 것을 멈추고, 스레드를 인스타그램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관계 형성 채널’로 재정의하십시오. 인스타그램의 화려한 이미지 뒤에 숨겨진 당신 브랜드의 진솔한 목소리를 스레드를 통해 들려주기 시작할 때, 고객들은 비로소 당신의 제품이 아닌 ‘당신’의 팬이 되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쌓인 ‘관계 자산’은 그 어떤 마케팅 예산보다 강력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이 되어줄 것입니다.